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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과 미디어

한 잎의 여자

별빛 나그네 2019. 1. 4. 16:09

_ photo by 그리운건 너

 

 

 

 

한 잎의 여자    _ 오규원 詩


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.

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,

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.

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,

그 한 잎의 맑음,

그 한 잎의 영혼,

그 한 잎의 눈,

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

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.

 

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.

여자만을 가진 여자,

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,

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,

눈물 같은 여자,

슬픔 같은 여자,

병신 같은 여자,

시집 같은 여자,

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,

그래서 불행한 여자.


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,

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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